듣보잡 - 듣고 보면 잡소리

 구성

총 4편의 단편으로 각 에피소드별 러닝타임은 30분가량입니다.
앞선 리뷰에 이어 각 에피소드별로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제1막 베는 남자(斬る男)
어린 신타(켄신의 본명)가 어떤 이유로 비천어검류를 익히고 세상에 나와 검을 휘두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유신지사가 된 켄신이 칼잡이로 활동하던 중 왼쪽 뺨에 한이 담긴 상처를 입게 됩니다.

제2막 길 잃은 고양이(迷い猫)
조직의 암살자로 은밀하게 활동하던 켄신이지만 내부 배신자로 인하여 오히려 기습을 받게 됩니다.
상대편 자객을 처리하던 현장에서 우연히 한 여인을 마주하게 됩니다.
토모에와 만나는 장면과 뜻하지 않게 같은 거처에 묵게 된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제3막 작은 산마을(宵里山)

켄신이 몸담고 있는 유신 진영의 기밀이 누출되어 신선조에 기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교토에 있던 유신지사들은 몸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켄신 역시 교토를 벗어나게 됩니다.

한 시골 마을로 피신한 켄신이 토모에와 부부로 위장하여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같이 밭을 가꾸고, 장사를 다니는 등 위장이지만 토모에와 함께하는 소소하고 평범한 삶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됩니다. 


제4막 십자 상처(十字傷)

켄신과 토모에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리고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도 잠시.

켄신을 노리는 또 다른 집단에 의해 그동안 숨겨왔던 토모에의 비밀이 밝혀집니다.

자신의 업보를 뼈저리게 깨닫는 켄신.

그러나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고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은 또 하나의 상처만을 남겨줍니다.


 원작과의 차이점

본편의 프리퀄로써 스토리상의 오류는 없습니다.
다만 원작의 코믹스나 TV판으로 바람의 검심을 접한 독자라면 약간의 어색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원작의 스토리는 메이지유신 이후 10여 년이 흐른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 불살의 나그네가 된 켄신을 그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코믹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연출하고 결투 장면 또한 폭력성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반면 추억편에서의 분위기란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표정하며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따라서 본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켄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본편의 이름을 부르며 시전하는 휘황찬란한 액션 역시 없으며 과장을 최대한 배제하여 진지함을 유지합니다.

재미보다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으로 진한 여운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기억에 남는 대사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 어떠한 미사여구로 치장해도 그것이 진실."

"봄에는 밤 벚꽃 여름에는 별. 가을에는 보름달, 겨울에는 눈.
그걸로 충분히 술은 맛있다. 그래도 맛이 없다면 그것은 네가 병들어 있다는 증거다."

 - 히코 세이쥬로

"칼집이 되어주지 않겠나? 히무라라는 칼을 넣는 칼집이."

"비천의 검은 구시대를 부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시대를 지키기 위해 써야 했다."

 - 카쯔라 코고로


"당신은 정말로 내리게 하시는군요. 피의 비를."


"사람을 안 베고 있을 때의 당신은 너무 다정해."


"이 사람은 나의 행복을 빼앗았던 사람. 그리고 또 하나의 행복을 준 사람"


 - 유키시로 토모에


"난 약한 자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베어 왔다.

하지만 너는 그 때문에 행복을 잃은 것이다.

난 너의 소중한 것을 빼앗아 버렸다."


"토모에 널 잃고 나서 겨우 너의 괴로움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넌 이런 마음을 계속 참고 있었던 거구나.

난 이 고통을 짊어진 채로 살아서 속죄할 길을 찾아야 해.

날 지키고 죽어간 사람과 내가 죽인 사람들의 생명에 보답하기 위해."


 - 히무라 켄신




바람의 검심 추억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