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눈앞에서 선량한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켄신은 약한 자를 지키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지독하게 검술을 익히기 시작한다.
수년 동안을 은거하여 검술에만 몰두하던 켄신이 15세가 될 무렵 세상에 나아가 자신이 익힌 비천어검류로 사람을 구하고자 한다.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으나 시리즈 본 편과 대조하여 추측하였다.)
그러나 스승이 보기엔 아직도 어리기만 한 켄신.
자신의 어린 제자가 그리고 지극히 강한 비천어검류가 혼탁한 세상에 이용당할 것을 우려하는 스승은 이를 만류한다.
하지만 더 이상 세상을 등지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켄신은 스승의 걱정을 뒤로한 채 스승을 떠나 세상으로 나아간다.
세상에 나온 켄신은 구시대를 허물고 신시대를 열고자 하는 유신지사의 일원이 된다.
그리고 일 년 후.
살인자가 된 켄신.
맡은 일은 반대 세력의 요인을 암살하는 것.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그림자로써 사람을 죽이는 칼잡이가 되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검술을 익혔던 켄신이지만 반대로 사람을 죽이고 있는 모순으로 괴리감에 빠진 그의 마음은 점점 죽어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직의 반역자로 인해 켄신이 노출되는 일이 발생한다.
자객의 습격을 받은 켄신은 이를 물리치지만 사람을 죽이던 그 현장에 때마침 길을 가던 여인(유키시로 토모에)이 있었다.
우연히 살인을 목격한 토모에는 알 수 없는 말 한마디를 남긴 채 켄신 앞에서 쓰러진다.
칼잡이로서의 자신을 본 이 여인을 원래라면 죽여야겠지만 왠지 모르게 갈등하는 켄신.
결국 쓰러진 여인을 자신의 거처로 데려오고 오갈 데 없던 토모에는 켄신이 머무르는 여관에서 일손을 도와주며 같이 살게 된다.
한편, 켄신이 속해있는 유신 진영이 회합하는 기밀이 막부 측에 흘러 들어가 신선조에 습격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신선조란, 원래는 에도막부 쇼군의 호위무사 집단으로 창설되었으나 훗날 교토 치안을 담당하는 수비대로써 막부 측에 서서 유신 진영과 치열하게 대립한 조직이다.)
이로 인해 많은 유신지사가 살해당하고 켄신 역시 교토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켄신을 발탁한 조슈 번 유신지사의 수장 카쯔라 코고로의 명으로 교토를 벗어나 오오츠라는 지역으로 피신하는데 토모에와 함께 떠난다.
그러고는 남에 눈에 띄지 않도록 부부로 위장하여 같이 살게 되는데..
아무리 옳다 믿더라도 동기가 순수하더라도 결국 '나'라는 개인도 어쩔 수 없이 어느 한 편이 될 수밖에 없다.
집단 이기주의로 흐르지 않는 집단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영화는 집단 속에서 존재할 때 개인의 순수함이 어떻게 이용당하고 때가 묻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람을 살리고 싶었던 켄신이 권력에 이용되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조종당한 끝에 대량 살인자라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보며 우리의 현실이 이와 별 다를 게 없다는 점을 떠올리게 된다.
이는 왼쪽 뺨의 십자 상처가 가지는 의미로 남는다.
사실 학창시절 만화나 장르문학에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선입견을 없애주었던 작품이기에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다른 포스팅으로 준비해보려 한다.
특히 시대적 배경을 간단하게나마 알고 본다면 더욱 재밌는 작품이므로 관련해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관련 리뷰
2019/04/01 - [영화 리뷰] - 바람의 검심 추억편(메이지 검객 낭만담 1999) 리뷰2 - 애니메이션
2019/04/02 - [영화 리뷰] - 바람의 검심 시대적 배경 - 메이지 유신
2019/04/13 - [영화 리뷰] - 바람의 검, 신선조 (When The Last Sword Is Drawn 2003) 리뷰 -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