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 듣고 보면 잡소리

영화 정보


제목 : 빅 브라더(Big Brother/大師兄)

장르 : 액션, 드라마

감독 : 함가위

출연 : 견자단, 진교은, 유항

개봉 : 2018, 홍콩


영화 리뷰

배경은 홍콩.

한 남자(견자단)가 홍콩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면접을 보고있다.

이력서를 훑어본 교장선생은 인상적인 이력서이지만 선생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답변을 주려한다.

이 때, 남자가 한장의 추천서를 내밀게 되고 그걸 확인한 교장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즉시 태도를 바꾸며 부임을 허락한다.

허나 급여는 적고 야근은 많다는 그야말로 악조건의 근무여건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남자. 전혀 못마땅하는 기색이 없이 이유불문 조건을 수락하고 오히려 기분 좋은양 홀가분하게 교장실을 나간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짧은 시작에서 이 남자에게 "뭔가 사연이 있겠거니" 하고 미리 짐작하게 되는데 보다보면 역시나 사연이 있다.

이 남자, 이 고등학교의 졸업생이며(사실 졸업은 못한거 같지만) 재학 당시 최고의 문제아였다.

어느 날 큰 사고를 치고 더이상 학교에 남을 수 없어 강제로 타학교(미국)로 쫓겨나다시피 전학을 간 것이었다.


첫 출근.

이 남자가 담임을 맡게된 반은 학교의 골칫덩어리들만 모아둔 쉽게 말해, 열등반 혹은 문제아반 이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서고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소리를 질러보아도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개중엔 교실에서 버너로 라면 끓여먹는 학생도 있다. 한마디로 난장판!

사실 이런 장면이나 설정은 그 동안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건데 개인적으로는 영화 "크로우즈 제로"가 떠올랐다.


그러나 이 남자. 전혀 위축되거나 당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하나 관심 갖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스프는 몸에 해로우는 1/3만 넣어라" 라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기존의 선생들과는 조금 다른 태도를 보여준다.

"상식" 과목을 가르치는데 (사실 그런 과목이 있는 것도 신기하다) 한 학생의 담배를 빌려 설명하면서 퀴즈를 내고 아이들의 반응을 유도하고 관심을 끈다.


이런 정도의 스토리를 보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영화지?"


일단 견자단이라는 배우의 영화라는 정보만을 가지고 본 영화인데 그랬기 때문일까.

대략 어떤 장르인지 예상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 같다.

이미 기존의 영화 "도화선", "살파랑", "엽문" 등의 대표작으로 대스타 반열에 오른 견자단이기에 특정 장르의 영화를 기대했던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제목도 하필 "빅 브라더", 한자로는 "대사형"이니 뭐 섣부른 예측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영화 정보를 전혀 모르고 본 나로서는 솔직히 말해 실망감이 잔뜩 들었던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액션이 없는건 아니지만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견자단의 영화에 비하면 여간 밋밋한게 아니었고

액션의 분량이나 수위, 화려함 정도가 특별할게 전혀 없었다. 실망할 수준.

전혀 다른 장르를 기대했던 내 잘못이기는 하나, 그래도 결국엔 액션 영화인데 견자단이라는 액션 배우에게 갖는 그 어떠한 기대감도 채워주지 못하는 정도의 액션만을 담고 있다.


다시 스토리로 돌아와서,

전체 줄거리는 전직 미해병대 출신의 한 남자가 자신의 모교 교사로 부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안에는 홍콩 교육계에 존재하는 문제점이나 부조리를 풍자하하기도 하고 

소위, 문제아로 낙인찍혀 소외당하고 있는 통제불능 아이들의 속사정 혹은 사연, 갈등을 해소해 나가며

"가족애" 나 "선생의 의미", "학교의 존재 의미" 등을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장치들이 있다.

즉, 좀 특이한 이력(사연)을 가진 남자가 자신의 모교에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그 학교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가는 스토리이다.


위에서 액션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는데, 아쉬움은 비단 액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장르 혹은 이런 스토리의 학원물을 (영화든 드라마든)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고 많이 보아왔다 생각한다.

그런 비슷한 작품들에 비해 이 영화는 갈등 구조가 너무 단순하여 각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전혀 없었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하나 줬더니 울음이 그치고 미소가 번졌다"

"싸우고 있는 두 아이에게 악수를 시켰더니 화해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갈등과 해소가 죄다 이런식으로 단순하고,

문제아 학생들의 행동은 귀여운 애교 수준에 오히려 순수해보이기까지 해서 개인적으로 끝까지 보기 어려웠던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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